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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경험사전

빌 황이 쏘아올린 작은 공 : UBS의 CS 인수, 연준의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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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가 파산하더니 이제는 CS까지 UBS에 인수가 되었습니다. 지금 이런 상황을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태들의 배경과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해보겠습니다.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SVB 사태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리고 채권과 금리의 관계에 대해서 지난 포스팅을 보고 오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CS 위기의 배경

전세계에서 금융으로 주름잡는 작지만 큰 나라 스위스, 그리고 그 스위스의 두번째로 큰 은행이 CS입니다. 근데 이 은행이 한국인때문에 망한거라고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물론 조금의 과장이 있었지만 하나의 트리거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의 이름은 빌황 Bill Hwang, 한국 이름은 황성국입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만큼 완전한 한국인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미국에서 유수의 대학교와 대학원을 거쳐 정말 아시아인으로 드물게 월스트리트에서 큰 자리를 거쳐갑니다.

 

그의 투자 스타일은 엄청나게 리스키한 레버리지를 많이 활용한 롱숏전략입니다. 그의 전적(혹은 업적)은 화려합니다. 부당이익으로 큰 벌금을 내기도 했구요.

 

아무튼 중요한 것은 21년에 그가 운영하던 '아케고스 펀드'가 최단시간 최대금액 손실을 내면서 큰 충격을 준 데 있습니다. 당시에도 역시나 엄청나게 큰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전 포스팅에서 적은 것과 같이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레버리지에 대한 증거금 부족으로 마진콜(레버리지 유지하려면 돈 더 넣으세요)을 받게 됩니다.

 

워낙 큰 규모(수십 수백조 단위)였기 때문에 당연히 빌황이 마진콜을 감당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죠. 유일한 방법은 주가가 다시 오르길 기대하며, 아무도 펀드에 맡겨논 주식을 팔지 않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낌새를 알아챈 회사로부터 아케고스에 투자한 주식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재빨리 처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주가는 더욱 떨어지고, 후속으로 팔기 시작한 회사들은 점점 그 손실 규모가 커져간 것이죠.

 

이 사태에서 CS가 받은 손실 금액이 약 7조원 규모입니다.

 

참 대단하죠?

 

그때의 충격과 이제부터는 SVB파산과의 비슷한 시나리오를 겪으며, CS가 스스로는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오게 된 것입니다. 스위스 당국와 미국의 지원 등에 힘입어 겨우 겨우 스위스의 1등 은행이 UBS가 CS를 인수하게 됩니다. 미국마저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행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죠.

 

 

 

현재 세계 경제 초간단 진단

지금 세계 경제가 매우 고난이도로 가고 있습니다. 저번 포스팅의 금리와 채권 관계, SVB 파산 등을 보신 분들은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 금리를 더 올렸다가는 은행, 기업들의 줄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

 - 하지만 아직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어, 금리를 내리거나 안올리기에도 부담이다.

 - 은행들의 도산을 막기 위해서는 양적 완화를 해야한다.

 - 하지만 그러면 인플레이션이 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당장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 바이 건으로 돈을 풀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기조는 아직은 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 정부의 유동성에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채권 가격이 하락하며 매도되는 것을 매우 불편해하고 있습니다. 국채 시장에 채권을 매도하지 말고, 재매입 창구나 다른 곳에서 액면가(현재 떨어진 가격보다 비싼 원래의 가격)로 받아주겠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국채 시장에 채권이 계속 팔리면 정부가 쥐고 있는 현금이 나가고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의 유동성 부족.. 이거 양적 완화 더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그럼 인플레는요... 지금 정말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숲의 나무들은 오래되면 스스로 불을 내어 자정하는 일도 한다고 합니다. 모든 산불이 나쁜 것은 아니라네요. 이렇게 조금은 고통을 감내하고 건전하게 나아가야 할텐데, 큰 아픔 없이 계속 인플레를 굴리며 외형 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지 매우 의문입니다. 절대 터지지 않는 버블이면 좋겠지만 무서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 누구도 건들 수 없는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가 계속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정해진 개수의 누구도 조작할 수 없는 자산이 비트코인말고 또 있을까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완전한 신뢰'를 깨닫고, 관심이 많아질 수록 가치는 더해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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